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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 이야기. (공동개원의 고민)


우리의 우정은 영원히. 우리의 동업도 영원히. '술꾼도시 여자들'과 같이 오래오래 함께 술병 기울이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동업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다들 시작한다. 즐겁고 행복한 상상을 하며, 병원을 시작한다. 너는 직원관리를, 너는 마케팅을, 나는 재무를 담당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영원함을 약속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서로를 믿기 때문에 계약서도 쓰지 않았다. 내가 좀 덜 가져가도 되고, 내가 좀더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의 공동개원은 '어려움'이 시작되었다. A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 틈만 나면 골프를 하거나, 술자리를 한다. 덕분에 오전을 통으로 비우거나, 지각이 많고, 술냄새가 진동을 하는 상태로 진료에 들어간다. 사업을 위해서 열심히 사람을 만나는 거라고는 하지만, 우리 병원사업에 그렇게 접대를 할일은 없다. 그리고 틈틈이 직원들을 불러내서 술을 마시다보니 함께 술자리를 하는 직원들도 같이 나태해 진다. B는 재무에 자신이 있다고 했지만 정리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자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모르겠다. 개원 자금도 얼마를 썼는지 모르겠다. 매출이 안정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돈이 없다고 한다. 업체를 관리한다고 하지만 홈페이지는 아직도 정리가 안되어 있고, 인테리어도 아직 손볼 곳이 많이 남아 있다. 매달 각자가 하는 매출이 얼마가 되는지도, 원가가 얼마나 들어가는지도 정리가 안된다. C는 직원을 보는 안목이 없었다. 소개를 받아서 뽑았다고 하는데, 알고보니 처조카이거나, 친구 동생도 있다. 경험이 부족한 직원 때문에 다시 교육 시키느라 시간을 더 보내게 된다. 부족한 수술실 간호사와 상담실장은 언제 뽑을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의 아름다운 동업은, 개원 후 3개월 만에 그리 아름답지 않은 동업으로, 6개월만에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은 동업으로 흐르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매출과 비용 처리'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A,C의 요구에 B는 불편하다. 본인을 믿지 못한다는 생각에 맘이 상했다. A는 재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며 본인의 와이프까지 회의에 참석을 시키려고 하고 있다. A의 '근태에 대한 불만'으로 B,C가 문제를 제기하였지만, A의 여전한 나태함에 B,C 역시 주중에 1일씩 쉬기로 했다. 그렇다 보니 진료예약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직원 채용과 유지'에 대해서 A, B는 불만이 많다보니, C가 뽑은 직원들에 대해서 A,B는 계속 핀잔을 주거나 다른 대체 인력 채용에 대해서 간섭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A,B,C는 함께 모여서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서 A+B, A+C, B+C, 이렇게 의사결정을 하며 편가르기를 하는 중이다.


 


공동개원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는 서로가 동일한 사람'이라는 착각. 이렇게 친구, 동기에서 동업자가 된 이후에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서로가 동일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A는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 이미 마련한 집도, 이미 뒷받침해 주고 있는 부모가 있기 때문에 돈을 벌기 보다는 여유있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과의 관계 지향을 우선하며, 병원의 매출확대를 통한 이익의 확보가 목표가 아닌 또 다른 사업을 해보고 싶은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B는 힘들게 개원을 시작했다. ‘자수성가형’이다 보니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 집도 장만해야 하고, 대출금도 빨리 상환해야 한다. 큰 욕심을 내기 보다는 병원 하나 잘되서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C는, A, B의 중간적인 상황이다 보니,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생각이다. 사업을 넓혀도 좋고, 병원만 잘되도 좋지만, 일단 병원을 안정화 시키고 싶다. 우리는 오해를 한다. 같은 의사이며, 같은 진료과를 공부했으며, 나이가 비슷하니 친구처럼 동업자가 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위와 같이 사람은 각자의 환경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기에 더 주의해서 약속/계약을 준비해야한다.



공동개원(동업자계약)은 자본만의 준비가 아닌 '동업자 관계'의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B성형외과의 4인 동업관계, N성형외과의 4인 동업관계, D 성형외과의 3인 동업관계 등도 결국은 모두 해체가 되었거나, 해체 진행중이다. 그들이 현명하지 못하고, 그들이 우애가 깊지 않고, 그들이 다른 학교출신들이라서 해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자연스런 수순을 가져가는 것이다. 지금 동업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또는 동업 시작 후 위와 같은 조짐이 보인다면, 반드시 동업자 계약을 통해서 정확한 목표(매출/기한)를 정하고, 의사결정의 방법을 정하며, 투명한 재무관리를 하여 목표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 동업자 관계의 영구지속이 아닌 목표 매출, 기한을 정해야 한다. ▶ 동업자의 의사결정을 위한 규칙은 반드시 필요하다. ▶ 투명한 재무관리는 쪼잔한 게 아니라 의심을 없애는 기본이다. ▶ 동업자간의 약속은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 계약해야 한다. ▶ 각자의 지분/역할에 따른 자본금 납입 및 역할에 따른 수당/월급이 정해져야 한다. ▶ 동업자는 헤어질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도, 어느 병원에서는, 동업자간 ‘인사도 안하고, 말도 안하고, 결정도 내리지 않는 상황'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나의 병원이지만 2~3명의 각각 의사가 공유오피스처럼 비용도, 직원도, 장비도 각각 사용하며 어떠한 효율도 내지 못하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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